옛 기생들 시조 2

썬라이즈 2021. 12. 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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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생들의 시조를 감상해 보세요. 참으로 대단한 여성들 입니다.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

移棹淸江口
驚人宿驚飜
山紅秋有色
沙白月無痕

지은이 : 추향(秋香)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중종 때 기생

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
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九月金剛蕭瑟雨
雨中無葉不鳴秋
十年獨下無聲淚
淚濕袈衣空自愁

지은이 : 혜정(慧定). 여승(女僧).
참 고 : 가의(袈衣)―중이 입는 옷.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원앙 베개와 비취 이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서 잘까 하노라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鴛鴦枕 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비 맛자신이 녹아 잘* *노라

지은이 : 한우(寒雨). 조선 선조 때 임제(林悌)와 가까이 지내던 평양 기생.

열흘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
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
고향은 눈 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
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

十日長霖若未晴
鄕愁蠟蠟夢魂驚
中山在眼如千里
堞然危欄默數程

지은이 : 취연(翠蓮). 자는 일타홍(一朶紅). 기생
참 고 : 장림(長霖)―긴 장마
중산(中山)―지명. 사랑하는 임이 있는 곳, 또한 고향

꽃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
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한 많은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
해마다 임이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

落花天氣似新秋
夜靜銀河淡欲流
却恨此身不如雁
年年未得到原州

지은이 : 죽서(竹西). 철종 때 사람. 서기보(徐箕輔)의 소실

비가 내리다가 개고 눈이 많이 내린 날에
서리어 있는 수풀의 좁디좁은 굽어돈 길에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
잠을 빼앗아간 내 임을 생각하니
그러한 무서운 길에 자러 오겠는가?
때때로 벼락이 쳐서 無間地獄에 떨어져
고대 죽어버릴 내 몸이
내 임을 두고서 다른 임을 따르겠는가?
이렇게 하고자 저렇게 하고자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는 期約입니까?
맙소서 임이시여 임과 한 곳에 가고자 하는 기약뿐입니다

지은이 : 작자 미상

은하수 다리에서 견우직녀 이 날 저녁에 만나
옥동에서 다시 슬프게 헤어지네
이 세상에 이 날이 없었더라면
백년을 즐겁게 살아가리

河橋牛女重逢夕
玉洞郞娘恨別時
若使人間無此日
百年相對不相移

지은이 : 연희(蓮喜)
참 고 : 하교(河橋)―은하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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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이나 현대나 여인들은 위대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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