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경, 점심때라 식당은 손님들로 북적였고 밖에까지 줄을 서야 했다. 마음을 다스리고 내려온 대박이도 손님들과 줄을 섰다. 그때 식당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누가 들어도 손님이 억지를 쓰고 있음이었다.
“이봐, 아줌마, 이렇게 장사하면 안 되지, 식당은 청결이 첫째라고, 안 그래,,,”
“이 가게 이거 사람 잡겠다. 씨벌...”
“이거 왕창 들어 엎어...”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세 명의 청년들이 국수에서 머리카락을 꺼내 보이며 난리를 치고 있었다. 빨리 대처를 하지 않으면 가게라도 때려 부술 기세였다. 그때 건너편에 앉아있던 40대 남자가 불쑥 끼어들었다.
“젊은이들, 아주머니는 청결을 우선으로 하시는 분입니다. 오늘 실수가 있었던 모양이니, 한번만 넘어갑시다. 대신에 여러분, 오늘 점심값에 대한 골든벨은 제가 울리겠습니다. 아주머니, 오늘 손님들 점심값은 제가 다 계산합니다.”
“변호사 님이 요.”
안 여사는 의혹의 눈빛으로 마동창과 청년들을 바라봤다.
“변호사라, 그럼 좋습니다. 아줌마, 변호사님이 계셔서 참는 겁니다. 앞으로 더욱 청결하게 하세요.”
“모두 박수!”
짝짝짝, 짝짝, 짝짝 짝,
청년들이 마지못해 참는 것처럼 40대 손님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때 한 청년이 박수를 쳤고 손님들은 별일이라는 표정이면서도 따라서 박수를 쳤다.
사실 안 여사는 골든벨을 울린 40대 남자가 달갑지가 않았다. 바로 대국로펌 대표이자 변호사 마동창이기 때문이었다. 안 여사는 마동창과 청년들을 한통속으로 생각했고, 그들이 무엇 때문에 왔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친 일부 손님들과 청년들이 나가고 줄을 섰던 손님들이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손님은 바로 대박이었다. 안 여사는 대박에게 은밀한 눈짓을 보냈다. 대박이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마동창을 바라볼 수 있는 맞은편 탁자에 앉으며 수제비를 시켰다.
“아줌마, 여기는 수제비로 주세요.”
“여기도 수제비요.”
“여기는 국수 네 그릇 주세요.”
손님들이 취향에 맞게 주문을 했다.
“......”
“손님, 맛있게 드세요.”
한 참 동안 바쁘게 움직였던 안 여사가 마지막으로 대박에게 수제비를 갖다 주면서 인사를 건넸다.
“예 아줌마! 맛있게 먹겠습니다.”
대박이는 일부러 큰 소리로 대답했다.
대박이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마동창이 움찔거렸다.
“젊은 사람이 목소리가 왜 이렇게 커, 살살 좀 말해라! 살살 알았냐?”
마동창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인상을 써댔다. 하지만 대박은 못 들었다는 듯 아줌마가 새롭게 만든 소스를 수제비에 적당량 섞어서 먹기 시작했다.
“아 맛있다.”
“젊은 새끼가 귓구멍이 막혔나...”
마동창은 쳐다보는 사람들을 의식했는지, 나서지는 못하고 중얼거렸다.
대박은 수제빌 먹으면서도 마동창을 주시했다.
‘깡패들과 변호사라는 저 자가 한통속, 그리고 덩치는 변호사란 자의 똘만이, 힘은 장사겠어, 그래도 속맘은 착해 보이긴 하는데 말이야, 암튼 아줌마가 아는 자 같기는 한데...’
“.......”
‘식사를 다 했으면 가야할 것 아냐, 아줌마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지켜보자,’
대박은 청력을 높여 마동창의 생각을 읽기 시작했다.
‘아니 뭐, 이 식당을 팔게 될 거라고, 얼마나 버티나 보자고, 오늘은 맛보기로 보여준 것이란 말이지, 그 새끼들이 일부러 장난을 쳤고, 그러니까 저 작자가 시켜서 한 일이란 말이지, 돈 앞에 장사 없다고 아줌마도 넘어갈 거라고, 이거 흥미가 발동하는데, 어쩌면 지난 사건들과 연관이...’
마동창의 생각을 읽던 대박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안 여사님, 저희는 잘 먹고 갑니다. 참 골든벨, 이거면 충분할 겁니다. 여기 있습니다.”
마동창은 100만원 권 수표 한 장을 내놓았다.
“손님, 너무 많습니다. 100명분으로 계산해도 30만원입니다. 거스름돈이 없으니, 골든벨은 저희가 울린 것으로 하겠어요. 이건 도로 가져가시지요.”
“안 여사님, 이러면 섭섭하지요. 나 마동창입니다. 남는 돈은 팁입니다. 그럼 며칠 뒤에 다시 들리겠습니다.”
마동창은 덩치의 호위를 받으며 식당을 나갔다.
아줌마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지켜만 봤다.
그날 밤, 대박은 차를 마시며 아줌마로부터 마동창에 대한 얘길 자세히 들었다. 홍씨 아저씨 얘기대로 부모님 뺑소니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간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행패를 심하게 부릴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국로펌이면 크겠지요. 그런데 아줌마, 마동창 그 자가 우리 집을 직접 사겠다는 건가요.”
“아니, 다른 사람이 사달라고 수임을 한 걸 거야, 시장 마당발 말자씨 알지, 그 말자씨에게 들었는데, 재벌가 아들이 우리 집만 빼고는 근처 건물들을 10년 전에 이미 몽땅 사들였다고 말했어, 그러니 대박아, 이일을 어쩌면 좋으냐?”
안 여사는 걱정하다 못해 울상이었다.
“아줌마, 아줌마는 걱정 말고 저를 설득 중이라고 계속 시간을 끄세요. 그럼 제가 해결책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혹여 깡패들이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면 저에게 먼저 얘기해 주세요. 그 놈들도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
“걱정 마시라니까요.”
“알았다. 난 우리 대박이를 믿는다.”
“예 믿으세요. 그럼 편히 주무세요.”
“대박이도 잘 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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