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거래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40

썬라이즈 2022. 1. 2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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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가 갈아입을 옷을 들고 나오자 대박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를 본 소리가 입을 삐죽이곤 한 마디 한다.

오빠, 우리 내외는 하지 말아요. 거북하고 쑥스러워서 서로 얼굴도 못 봐요. 우리 그냥 스스럼없이 대해요. 손도 만지고 그냥 안아도 보고 자연스럽게 알았지요.”

소라는 아예 방문에다 대고 제법 큰소리로 말했다.

“......”

저 계집애가 지금 뭐라는 거야, 손도 잡고 안아도 보자고, 재가 정신이 어떻게 됐나, 모처럼 대공원에 간 것이 잘못...”

대박이의 눈에선 이글이글 불꽃이 일었다.

머리는 정신을 차리라고 난리인데,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 두근거렸다. 손도 잡고 안아도 보자는 목소릴 들었을 땐 정말이지 심장이 두 방망이질을 해댔었다.

으으음, 이거 문제가 심각한데...”

대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서둘러 방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고요히 눈을 감고 단전에 힘을 실어 숨을 고르게 내 쉰다. 날숨은 몸 안의 탁하고 불순한 기운을 내보낸다. 들숨은 우주의 기를 빨아드린다. 제길 구결을 다 까먹다니...’

대박이는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곤 천장을 올려다봤다.

 

잠시 후,

진정이 되었는지 가슴을 쭉 펴곤 눈을 감았다.

고요히 눈을 감고 단전에 힘을 실어 숨을 고르게 내 쉰다. 날숨은 몸 안의 탁하고 불순한 기운을 내보낸다는 마음으로 가늘고 길게 입으로 내쉰다. 들숨은 우주의 기를 빨아드린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코로 들이쉰다. 마음은 평정심이다. 항마 심법, 마음은 평정심이다. 항마 심법, 마음은 평정심이다. 마음은 평정심이다. 항마 심법,

대박은 항마 심법을 외우는 것만으로도 108108 번뇌를 잊게 해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마성(魔性)이나 사기(邪氣)를 어떻게 제압하는지 그것을 모를 뿐이었다.

쏴 쏴아 쏴

샤워소리가 잔잔하게 들렸다.

욕실 안,

소라가 전라의 몸으로 샤워기 앞에 서서 쏴쏴 쏟아지는 물을 가슴골로 받으며 몸을 씻고 있었다. 아직 덜 성숙한 몸매지만 굴곡진 몸매는 누가 봐도 탐나는 몸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170cm, 몸무게 48kg, 그리고 대충 32, 24, 33의 사이즈가 정말이지 요즘 잘 나가는 아이돌 스타들보다 났다.

, 오늘 정말 즐거웠는데, 그런데 난 참 이상해, 왜 오빠가 그렇게 좋은 걸까, 오빠가 병원에 있을 때부터 그랬으니까 오빠가 첫사랑인가, 그것도 사랑이었다면 첫사랑이 맞을 거야, 그래도 그렇지 오빠잖아, 그래도 사랑할래, , ...’

소라는 종알종알 거리며 콧소리를 냈다.

오빠는 내 맘 모르겠지, 내가 오빠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철학을 공부하면 심리파악도 할 수 있을 거야, 아니면 성명학이나 관상학 같은 것도 괜찮겠지...’

소라가 철학을 공부하겠다고 말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사춘기 때의 소라가 식물인간이었던 대박이를 어떤 이유에선지 좋아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샤워를 끝낸 소라가 잠옷 차림으로 거실을 서성였다.

시간은 저녁 시간을 넘긴 7시 20분경이었다.

오빠는 뭐하지, 샤워를 하던 저녁을 먹으러 내려가든 해야 하는데, 불러볼까, 잠옷 차림이라고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것은 아니겠지, 그냥 평상시처럼 행동하면 되지 뭐...’

소라의 입가엔 야릇한 미소가 어렸다.

오빠, 나 샤워 끝났는데 오빠,”

알았다. 준비하고 나갈 게...”

소라는 뭔가 켕겼는지 문 앞에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평상시처럼 곧바로 대답이 들렸다.

오빠 나 들어가도...”

소라가 방문을 열려는 순간 방문이 열렸다.

이야, 우리 소라 공주님 샤워하고 나니까 더 예쁜데, 아이돌 스타들보다 더 예쁘다니까,”

밖으로 나온 대박이는 너스렐 떨면서 욕실로 들어갔다.

소라는 잠시 멍했다.

“......”

 

20분쯤 지났을 때 샤워를 끝낸 대박이가 목욕가운을 입은 채 욕실에서 나왔다. 이젠 어느 정도 살집이 붙어서 말랐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183cm 정도에 근육질은 아니어도 그런대로 봐줄 만한 몸이었다. 그런데 소라는 tv만 켜놓고 방에 들어갔는지 거실엔 tv소리만 요란했다.

사실 대박이네는 생활하는데 특별히 신경 쓰는 일은 없었다. 안 여사는 안 여사대로 대박이의 몸을 날마다 씻겨줬듯이 아들처럼 스스럼없이 대했고, 소라는 잠옷 차림으로 다녔다. 대박이 역시 목욕 후에 목욕가운을 입고 방을 들락거렸다. 하지만 처음에는 할머니가 남녀유별을 내세워 못마땅해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박이를 친손자처럼 사랑했다.

소라야, 저녁 먹어야지, 소라야,”

소라가 대답이 없자 대박이는 문 앞으로 다가갔다.

소라야, 얘가 티브이는 켜놓고, 잠자나...”

대박이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어라, 소라가 어딜 갔지,”

어흥! 어어흥!”

야 소라 너,”

오빠, 놀랬지, 놀랬지,”

너 정말 볼기 좀 맞을래,”

그래 때려라, 때려, 자 자, 때려...”

방문 옆에 숨었던 소라가 불쑥 튀어나오자 대박이는 놀란 척했다. 소라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더 놀려댔다. 그러자 대박이는 정말 볼기를 때릴 것처럼 손을 들어 올렸다. 그때 소라가 달덩이처럼 둥근 엉덩이를 대박이 앞으로 쑥 들이밀었다..

대박이의 손이 엉덩이에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 으음...

별안간 대박이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때리라니까 오빠, 자자 때려

크윽, 음 소라야, 오 오빠는 저녁 생각 없다. 너는 알아서 먹어, 참 오빠 방해하지 마라,”

대박은 한마디 하곤 급히 방을 나왔다.

대박이는 소라의 엉덩이를 보는 순간 만지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정말이지 만지기라도 할 것처럼 손이 움직였다. 참아야 했다. 이빨을 깨물었다. 마성이 불러온 불순한 생각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크나큰 불상사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박은 현 상황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에 부리나케 방을 나왔다.

오빠가 왜? 내가 심했던 건가, 별것도 아닌데...”

소라는 오빠가 과민반응을 보인 것이라 생각했다.

소라야 미안하다.’

방으로 돌아온 대박은 소라에게 정말로 미안했다. 소라를 여자로 봤다고 해도 순수한 마음이었다면 무엇이 문제였겠는가, 대박은 좋아하는 마음이 순수했음에도 정작 본인은 마성에 이끌린 불순한 생각이 빚어낸 행위였다고 단정했다.

대박은 진지한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메모장을 꺼낸 대박이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계속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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