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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순정
시/박 영 춘
밤새 또 그렇게
댕강댕강 뛰어내렸구나
뭐가 그리 화가 났더냐, 좀 참지
네 목을 조인 절망의 정체 무엇이었던고
그럴 바엔 왜 그리도
아등바등 모진 고통을 버텨 피어났던고
너처럼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안고
밤새 서성거리다가 대문을 나선 새벽길
진즉 뛰어내리고 싶음은 난데
무참히 뛰어내린 너를 보니
생각이 백팔십도로 바뀌는구나
충혈된 내 눈 속에
너의 고통의 밤이 걸어온다
핏물 같은 너의 순정에 주저앉는다
너는 알고 있겠지
죽을 것 같은 고통도 한순간
어차피 다 지나가고 만다는 것을
운명 받아들이는
너의 순응 참으로 아름답구나
마지막 낙화,
동백꽃 순정,
너의 통정 참으로 곱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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