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와 이야기

시, 그 사랑에 살고 싶다.

썬라이즈 2024. 2. 11. 08:19
728x90
반응형

반응형

 

 

그 사랑에 살고 싶다

 

시 / 배미애

 

어린잎 키우는 이슬의 손결에

담장 밖에 잠든 치자꽃 눈 뜨게 하고

서늘한 꽃의 포옹에 안겨

온 하늘 저편

산딸기가 훔쳐둔 골짜기 이르면

풀의 허리로 떠온 연한 안개에

호수 같은 숲 우거지게 하는

그 사랑에 살고 싶다

 

밤새 아이스크림처럼 피어난

봉선화 이파리

분내 같은 고개 가누면

산새 울을 소리에

묻어도 싹트다 멍이 되던 들꽃의 꿈

형 같은 구름에 투명히 열리게 하는

그 사랑에 살고 싶다

 

물의 깊음 오래 듣게 하다

바람의 얕음 깨닫게 해

돌틈에 애쓰며 피어나던

어느 눈물이 전하는 나무의

어제 비누향 같은 가슴으로 품어주어

반백의 세월로 불러도

옹이 같은 빛으로 남는

그 사랑에 살고 싶다

 

맑은 기도로 내리는

산그림자 위해

해 같은 나뭇잎 내어주는

그 고요한 울림에 잔잔히 피어나는

고운 기침 같은 그 사랑에

슬픈 샘 같은 가슴 맡기고

오래 살고 싶다

 

***

 

설명절 잘 보내고 계시나요

남은 시간도 귀한 가족과 즐겁게 보내세요

초동문학운영자 드림

 

^(^, 감사합니다.

 

^(^,

행복의 시작은 가족으로부터...

모두 건강하게 돌아오세요.

728x90
반응형

'시사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낼 만큼 중요한 일인가?  (0) 2024.02.14
시, 고독에 젖어  (1) 2024.02.13
까치 설날입니다.  (4) 2024.02.09
초대장, 그림에 투자한다.  (2) 2024.02.07
사랑의 엽서  (0) 202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