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9

썬라이즈 2022. 10. 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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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조사의와 얘기를 마친 원세는 여랑과 전각 뒤쪽 대나무 숲을 거닐었다. 원세는 그동안 이렇듯 여유 있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긴 처음이었다.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분은 하늘을 날았고 가슴은 뿌듯했다.

원세야, 나 업어 줘...”

앞서가던 여랑이 별안간 업어 달라고 응석을 부렸다.

아가씨, 여기서요.”

그래, 나 다리 아파,”

정말 다리...”

빨리 안 업을래!”

알았습니다 요. 업으면 되지, 또 그 성깔 나오네.”

, 지금 뭐라고...”

, 아닙니다. 기분 좋다는 말입니다.”

- 날 놀린 걸 누가 모를 줄 알고...”

자 업히세요. 얼마나 건강해지셨나 어디 한번 봅시다.”

원세는 씩 웃어 보이곤 쪼그리고 앉으며 등을 내밀었다.

여랑은 원세의 듬직한 등에 업혔다.

문득 어려서부터 툭하면 업어달라고 떼를 썼던 생각이 났다. 아무리 면박을 줘도 원세는 웃으며 받아줬었다. 그때는 든든한 오빠 같았기에 더 응석을 부렸고 떼를 썼었다.

원세의 등에 업힌 여랑의 입가엔 절로 행복한 미소가 어렸다. 원세가 너무 믿음직스럽기에 더 행복한 여랑이었다.

원세는 등으로 전해오는 여랑의 체온과 전보단 많이 통통해진 엉덩이의 감촉으로 잔잔한 흥분을 느꼈다. 원세가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수도 없이 업어 줬지만 아무런 느낌도 받지를 못했었다. 그냥 업어주는 것만도 즐거웠을 뿐이었다.

어이쿠- 우리 아가씨, 엉덩이가 토실토실해진 것을 보니, 많이 건강해지셨습니다. 제발, 제가 떠났다가 돌아올 때는 더욱 건강해지셔야 합니다. 아셨지요. 아가씨!”

원세는 여랑을 들썩거려가며 엉덩이를 툭툭 쳤다.

원세 너, 그런데 원세야, 가면 언제 오는데?”

여랑은 입을 삐죽이곤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주님이 이삼 년이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한 일 년이면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아가씨! 절대 아프진 마세요.”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원세나 수련 잘 마치고 돌아와, 더 멋진 원세가 되어서 알겠지,”

“......”

 

땅거미가 몰려올 즈음,

원세는 전각 뒤까지 와서야 여랑을 내려놨다. 여랑은 힘들다며 여러 번 내려달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원세는 내려주지 않았다. 여랑도 마냥 업혀있고 싶었기에 말뿐이었다.

원세는 한 시진 동안이나 여랑을 업고 다녔다. 그렇게 여랑을 업고 돌아다닌 시간만큼은 두 사람에겐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었다.

원세와 여랑이 나란히 숲을 나서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쌍노가 다가왔다.

아가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쌍노 할아범!”

오셨습니까?”

여랑과 원세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쌍노를 쳐다봤다.

아가씨, 주인님께서 석식 후에 들리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원세에 관한 말씀이 있을 겁니다.”

원세에게 무슨?”

여랑은 원세 얘기가 나오자 덜컥 가슴부터 쓸어내렸다.

원세를 아가씨 호위무사로,”

그 얘기라면 들었어요. 그런데 원세가 지금 가야,”

아 아닙니다. 석식 전에 숙소로만 돌아가면 됩니다.”

쌍노는 원세를 데리러 왔다.

그런데 항시 우울해하던 여랑의 밝은 모습을 보자 차마 데리러 왔다고는 말할 수가 없었다. 쌍노가 이렇듯 말을 얼버무리긴 처음이었다. 그래도 일말의 인정은 있었던 모양이었다.

 

원세야, 부디 몸 건강히 수련 잘 받고 돌아와야 해, 날마다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빌게, 원세 넌, 내 맘이 어떤지 알지---’

아가씨, 우리가 혼인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좋습니다. 제가 다녀올 동안 건강히 만 계십시오. 부디,’

쌍노가 돌아가자 여랑과 원세는 다정히 내전으로 걸어갔다. 서로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 속엔 염려와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그들의 가슴을 아프고 쓰리게 했다.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과 행복은 밀려오는 땅거미와 함께 짧은 만남으로 끝나가고 있었다.

------------계속

^(^,

늘 명심하라.

해내고 말겠다는 너의 결심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단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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