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설씨녀(薛氏女)는 신라 경주의 민가 여자로 비록 평범한 가문과 가난한 집안사람이었으나, 안색이 단정하고 행실이 바르므로 보는 사람마다 곱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다. 진평왕(眞平王) 때 설씨녀의 아버지는 이미 연로(年老)했는데, 마침 정곡(正谷)을 방위하는 당번으로 가게 되었다. 그녀는 노쇠(老衰)한 아버지를 차마 멀리 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은 여자의 몸이므로 함께 가서 모실 수 없음을 한탄하며 수심(愁心)에 싸여 있었다. 이때 사량부(沙梁部)에 사는 소년 가실(嘉實)은 비록 집이 가난하고 외모 또한 볼품이 없었지만, 그 뜻은 곧게 수양한 남자였다. 그러나 감히 설씨녀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설씨녀의 노부(老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