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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4

검투사의 아들 22

원세가 잠에서 깬 시각은 다음날 정오쯤이었다. 원세의 잠자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던 노인이 원세가 눈을 뜨자마자 호통을 치듯 말했다. “어린놈이 늦잠은, 그렇게 게을러서 뭘 찾겠다는 게냐! 한심한 놈 같으니, 이놈아! 자고로 부지런한 자만이 뜻한 바를 얻을 수 있다고 했느니라! 네놈처럼 게을러터져선 끼니는커녕 굶어 죽기 딱이지, 알겠느냐! 이놈아!” “아 함, 훤히 날이 밝은 걸 보니, 정오쯤 된 것 같군요.” 하품하며 부스스 일어난 원세는 못 들은 척 하품을 해댔다. 그리곤 하늘을 올려다보며 동문서답(東問西答)식으로 말했다. 하늘은 눈이 부실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킬킬, 좋다. 이놈아, 어디 굶어봐라! 얼마나 견디는지,” “할아버지, 가르쳐주지 않을 거면 가만히 계세요. 다 제 문젭니다.” “이놈아!..

검투사의 아들 2021.11.08

신나게 뛰뛰빵빵

신나게 뛰뛰빵빵 글/썬라이즈 도심의 아침은 아수라장이며 전쟁터 어디서 쏟아져 나와 어디로 가는 인파인가 북새통인 거리엔 온갖 소음에 귀가 아프다. 술 먹은 자의 불량한 양심이 가로수 밑에 오물들을 소똥처럼 싸놓았다. 기분 좋게 가게를 열었을 아주머니 출근길 멈춰 선 일그러진 군상(群像)들 갖가지 험담과 삿대질이 험악하다. 실직 잘까? 검정 비닐봉지를 든 낯선 사나이 소중한 물건을 담듯 오물들을 쓸어 담는다. 보살이 따로 없다. 아주머니와 군상들 뛰뛰빵빵, 뛰뛰빵빵, 양심에 찔려 얼굴을 붉힌다. 찔리긴 찔리는 모양이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행복한 아침이다. 뛰뛰빵빵, 뛰뛰빵빵, 아침 햇살 힘차게 웃는다. 그런데~~~ 한바탕 신나게 웃던 때가 언제였던가,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유령이 나올 것 같다. 사람들 ..

단편과 생각 2021.09.28

단편소설/옥녀의 재혼 1

옥녀의 재혼 작가/썬라이즈 열흘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열대야 현상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어느 읍내의 행복동 재래시장, 예외 없이 행복동 재래시장도 푹푹 찌는 열대야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언제나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던 재래시장 입구, 풍년 쌀집이란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쌀집 주인인 만수가 직접 만들었다는 간판이었다. 그것도 풍년은 파란색으로 쌀집은 빨간색으로 커다랗게 써넣은 글씨가 유독 사람들 눈에 잘 띄었다. 그리고 쌀집 옆엔 믿음 세탁소가 있었다. 그 옆엔 부부 미용실인데 굳게 문이 닫혀있다. 아마도 가족동반 피서를 떠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시장통 양쪽으로 늘어선 크고 작은 가게들도 거의 문을 닫아걸었다. 이 찜통더위에 장사가 되겠는가, 그들도 더위를 핑..

단편과 생각 2021.09.14

시/허수아비

허수아비 시 / 썬라이즈(단야) 나는 허수아비꿈꾸는 외로운 방랑자 산자락 밑자갈밭이라도도시 옆버려진 땅이라도향수에 젖는작을 터를 찾는다. 나는 허수아비오래전에 버려진 허수아비관객도 없는황량한 세상이란 무대에서오늘도모노드라마 찍는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용서하는 것이다.– 엘리 잘 벤 주다 –해오라비난초자연사랑은아이들 미래이며 행복이다.

20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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