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招魂) / 김소월(金素月,1902-1934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가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교과서에 실렸었던 "초혼(招魂)"이란 이 시엔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1904년 김소월이 세살 때 아버지 김성도가 일본인들에게 폭행 당해 정신 이상자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후 광산을 운영하고 있었던 조부 집으로 이사하여 아픈 상처를 가진 채 성장했다. 남산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15년 평북 정주의 오산학교로 진학한다. 오산학교 때 김소월은 3살 많은 누나 '오순'을 알게 된다. 둘은 서로 의지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며 사랑했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너무나 짧았다. 오산학교 재학 중 1916년 14세때 할아버지의 친구의 손녀인 홍단실과 강제로 결혼한다. 당시는 흔한 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오순이 19살이 됐을 때, 그녀도 억지로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이후 둘의 연락은 끊겼지만 소월은 어려울 때 자신의 아픔을 보듬어주던 오순을 잊지 못했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가혹해서 얼마 되지않아 더욱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난다. 3년 뒤에 오순이 그의 남편에게 맞아 사망한 것이다. 그 남편이란 작자는 심한 의처증에 걸핏하면 폭력을 일삼는 포악한자였다. 소월은 가슴 아픈 마음을 안고 오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사랑했던 그녀를 기리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한편의 시(詩)를 헌사했다.
이 시가 교과서에도 실린 "초혼( 招魂)인 것이다.
^(^,
가슴은 존재의 핵심이고 중심이다.
가슴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생명의 신비인 사람도, 다정한 눈빛도, 정겨운 음성도, 가슴에서 싹이 튼다.
가슴은 이렇듯 생명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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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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