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끼오-- 수탉의 긴 울음소리가 장원에 드리운 정적을 깨웠다. 여기저기 등불이 밝혀지고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했다. 새벽부터 일해야 하는 일꾼들이 서둘러 일어나는 소리였다. 한 허름한 전각인 와가(瓦家), 몇 개의 방이 있기는 했으나 불이 켜진 방은 하나뿐이었다. 그때 방 안에서 중년 남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번씩 사나이의 격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방안, 천수와 원세의 어머니인 고 씨 부인이 책상을 마주해 앉아있었다. 천수는 돌아오자마자 부인에게 추궁을 당했다. 그렇다고 부인이 여염집 아낙처럼 울고불고 난리를 친 것은 아니었다. 부인은 자식을 사지에 가두고 온 지아비를 먼저 위로했다. 그리곤 자식을 위해 그동안 뭘 해줬냐고 이것저것 따져가며 추궁하기 시작했다. 천수로서는 대답이 궁해 때를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