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소라야 미안하다. 새벽 금정산 고당봉, 대박이가 동쪽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훤칠한 키에 당당한 모습이 대장부다워 보였다. 마음을 추스르고 정진한 지 열흘이 지나고 있었다. 그동안 몇 차례 꿈을 꾸었지만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부인 괴인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순종한 때문이겠지만 대박으로선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는 순종 외에 답이 없었던 것이었다. 특히 제자로서 사부의 능력을 접수한 후에 할아버지 문제를 따져 묻겠다는 것이 대박이의 속셈이었다. 대박이는 꿈속의 괴인 할아버지가 자신의 사부이자 염마왕인 적발 노인이라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인지했다. 사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적발 노인은 저승이 되었든 이승이 되었든 상상도 못 할 무시무시한 인물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