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이 무공에 입문한 지 보름이 지나고 있었다. 벌써 시월 초순, 변방의 가을은 초겨울처럼 아침저녁으론 추웠다.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물들어갈 무렵이었다. 동서 교역의 요충지이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상권의 도시 돈황(敦煌)으로 세 사나이가 들어서고 있었다. 다름 아닌 원세와 풍객, 그리고 덕보였다. “덕보! 오늘은 술이나 실컷 마시세!” “그렇지 않아도 술이 고프던 참인데, 원세 저놈 때문에 우리만 고생했으이, 안 그런가?” “그래도 재미는 있었지...” “풍객 아저씨!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그동안 변변히 먹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오늘은 고기 좀 사 주십시오.” “뭐라! 고기가 먹고 싶다. 참 네놈도 불쌍한 놈이긴 하다. 그래 오늘은 내 인심을 썼다. 양껏 먹어라!” 그들이 사황련을 떠나온 지 1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