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17
“할아버지, 귀 아파요.” 얼마나 웃음소리가 컸던지, 원세는 귀를 틀어막았다. “흐흐... 이리 가까이 앉거라!” “왜요?” “이놈이 겁을 다 내네.” “겁내긴 누가 겁냈다고 그래요. 자요. 왜요?” 원세는 주춤거리다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곤 괴인 맞은편에 앉았다. “손을 내거라!” “자요.” 원세는 퉁명스럽게 말하곤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그래도 겁이 났는지 내미는 손이 잔잔하게 떨었다. “으음, 제법 탄탄히 다져졌군. 어느 놈인지 제자 하나는 잘 뒀어, 그런데 이 기운은 뭐지? 아니야, 기혈 따라 흐르는 기운 때문인가? 허허, 이젠 늙었음이야, 됐다. 이놈아!” 한참 동안 진맥을 짚어본 괴인은 냅다 손을 뿌리쳤다. “그런데 할아버지! 역정은 왜 내세요?” 약간 짜증 섞인 원세의 목소린 제법 당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