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저금통 시/썬라이즈 문득 마누라 생일이 생각나 파란 돼지 데려다 책상 위에 올려놨더니 아침마다 웃음 선물에 마음은 부자가 된다. 날이 갈수록 불룩해지는 돼지를 보면 배불뚝이 마누라 뒤뚱거리던 모습이 삼삼하고 물건 살 때마다 거스름돈 동전으로 챙길 땐 선물 받고 아양 떨 마누라 콧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퇴근하자마자 주머니 털리던 날은 돼지와 씨름하는 꿈도 꾸고 아침이면 돼지꿈 덕에 마누라 배웅도 받았다. 돼지가 입덧으로 동전 토하던 날 마누라 슬쩍 달력 들추며 내일 날짜에 원하나 그렸다. 아들 딸 구별 않고 낳은 개구쟁이 삼 남매는 용돈 털어 케이크와 엄마 선물도 사고 깜짝 이벤트로 생일 축하를 하네. 이런, 깜박 잊은 마누라 생일 마누라 눈치만 보다가 슬그머니 돼지를 안고 나왔다. 여보, 마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