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5일, 오늘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사랑하는 손자 대박이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지 꼭 한 달째다. 의사 말로는 뇌사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의식이 없고 움직이질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미음을 먹이면 곧잘 받아먹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의사의 말과 깊은 잠에 빠진 것 같다는 간호사의 말에 위안을 삼았다. 우리 대박이가 깊은 잠에서 깨기만 한다면, 우리 대박이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날 것만 같다. 2017년 3월 16일, 새벽에 산에 올라갔다. 천지신명께 우리 대박이를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마누라가 생전에 정화수(靜閑水)를(靜閑水) 떠놓고 비는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마누라가 손자를 살리려거든 기도를 하라는 계시 같았다. 그래서 날마다 천지신명께 빌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