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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77년부터, 88 올림픽을 준비
북한과 대립이 심해지던 때, 88올림픽을 준비해 온 대통령
1988년의 올림픽 개최. 아마도 모든 국민들은 그 벅찬 감격을 잊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유치단이 만세 부르던 장면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어쩌면 천덕꾸러기로만 살아왔고 세계의 구석이나 가장자리에서 눈치만 보면서 살아왔던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서 크게 소리쳤던 감격의 날이기도 하였다.
그때까지 지구상에 코리아라는 나라가 있다는 걸 모르는 나라가 오히려 많았다. 혹시 알고 있더라도 동족끼리 싸워야만 했던 전쟁의 그 처절한 아픔을 겪고 아직도 거기서 벗어나지 못한 분단국으로 알고 있던 나라들도 많았다. 1961년만 하여도 세계에서 가장 못살았던 나라였다. 평균수명도 53세밖에 안 되던 지저분하고 뒤떨어진 나라였다. 일본의 식민지이었다가 독립한 나라로 알고 있으면 그게 다행한 일이었다. 아직도 대부분의 나라들은 일본의 식민지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하였다. 그런 대한민국이 북쪽에서는 호시탐탐 침략을 엿보는 북한공산집단을 북으로 접하면서 이뤄낸 그 힘찬 경제성장의 결실이었다. 참으로 경이스러운 일이었다. 충격과 찬탄으로 세계가 지켜보았다. 그 무엇으로 그 감격을 다 말할 수 있으랴?
조영래 변호사는 1988년의 올림픽 개회식의 감격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서울 올림픽이 있던 날, 아침부터 텔레비전 앞에 못 박힌 듯 앉아 있던 나의 가슴속에는 실로 억만가지 감회가 엇갈려 지나갔다. 가을 하늘은 드높았고 현대감각을 살린 기하학적 구조의 웅장한 외각 건물로 둘러싸인 올림픽 스타디움 안에는 온 세계의 시선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려하고 다채로운 개막식 행사가 펼쳐지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민족의 영광’을 말하는 아나운서의 감격에 들뜬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렇다, 외압과 침략, 분단과 폭압, 가난과 천대로 점철되었던 저 쓰라린 오욕의 역사를 딛고, 오늘 마침내 이일을 보게 되다니 어쩌면 이것은 하나의 꿈인 듯도 싶고 기적인 듯도 싶다. 천성이 매사에 굼뜨고 게으른 탓이라 개회식에 참석해야 하겠다든지 표를 구해봐야겠다든지 하는 생각을 한 번도 못해본 나다. 그러나 강 위로 실어 나른 큰북이 대회장으로 입장하는 순간에는 불현듯 대회장으로 달려가서 그 북소리를 직접 귀로 들어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12년 만에 동서 양 진영의 대다수 국가들이 참여하는 ‘화해’의 올림픽을 주관하게 된 우리 국민의 긍지에 어울리게, 동서 각국의 선수단이 입장할 때에 대체로 고른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 것도 옛날을 생각해 보면 우리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 하나의 축제이며 우리의 5 천년사에 기록될 하나의 엄청난 민족적 행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천하의 조영래 변호사도 그 88올림픽은 모두 전두환 대통령의 공로로 알았던 것 같다. 그 글의 마지막에 조영래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안된 일이겠지만 전두환 씨가 끝내 개회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사실이 상징하듯이, 이것은 그들의 잔치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잔치인 것이다”(한겨레 1988.9.22. 이 허전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에서 인용)라고 그 글을 맺었다.
그러나 조영래 변호사는 1988년의 올림픽은 박정희가 준비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였던 것 같다. 아니면 잊었을지도 모른다. 그 88올림픽은 이미 1977년부터 박정희 대통령이 구상하고 준비하였던 것이었다. 1979년 10월의 신문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이 1988년의 올림픽 개최를 위한 준비단을 결성했다는 것이 명백하게 보도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에 의해 시해되기 보름 전 1979.10.9.자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울시는 오는 88년도에 열리는 제24차 세계올림픽대회를 서울에 유치하기로 최종 확정, 유치신청 마감 해인 81년 국제 올림픽 위원회에 이를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정상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 회견을 통해 올림픽 서울 유치계획은 지난 8월 국민체육심의위원회에서 1차 심의 의결된 뒤 지난 9월 21일 정부의 최종 승인을 얻었다고 말하고 서울시는 이를 위해 이미 지난 77년부터 80년대에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잠정의 목표를 설정, 준비작업을 추진하여 왔으며, 이에 따른 국제규모의 시설 확충을 위해 서울 종합운동장의 건립, 올림픽선수촌의 설정, 지하철 건설, 도로만 확보 등 관련 도시시설의 정비 정돈에 주력, 현제 30%의 추진실적을 보이고 있다. “고 밝혔다.
정 시장은 “서울에서올림픽 대회가 개최될 경우 IOC 헌장에 따라 인종 및 종교와 정치상의 이유를 불문하고 전체 IOC 회원국 선수와 임원들에게 자유 입국을 허용, 모든 선수들이 아무런 제한이나 차별 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며 경기종목도 빠짐없이 모두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 소련 중공은 물론 북 피 등 미국 교 공산권에 대해서도 입국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회견에는 김택수 IOC위원, 박종규 대한 체육회장, 정주영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박충훈 한국무역협회장, 김영선 대한상공회의소 소장 등 관계자 6명도 함께 배석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과 박정희는 얼마나 다른 것인가? 그 누구도 이처럼 뻔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우리는 88 올림픽은 전두환 대통령이 자기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억지로 무리하게 개최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88 올림픽은 이미 박정희 대통령이 1977년부터 준비작업을 하여 왔던 것이다.
그러니 기가 차지 않은가? 카터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겁을 주고 북한과는 대립이 더욱 심해지던 그때 88 올림픽을 준비해 온 대통령이 있었다. 소심하고 쫀쫀해 보였던 그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우리들은 그걸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출처 : (기사) 정인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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