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와 이야기

외벌이로 괜찮겠어요?

썬라이즈 2025. 4. 17.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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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요

2, 행복한가

3, 최진경

4, 행복한 이야기

5,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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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벌이로 괜찮겠어요?

 

어느 한가로운 주말, 오빠와 조카들을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술 한잔 나눠야 하는 남편과 오빠가 마주 앉고 아이들은 내 쪽으로 앉혔다.

나는 신랑 옆에 앉아 안 듣는 척 귀를 쫑긋 세운 채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요즘 세상에 외벌이라니, 대단하다."

 

힘들지 않으냐고 묻는 오빠에게 신랑은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다고 답했다.

내가 예민한 걸까. 이런 감정이 언제부턴가 낯설지 않다.

결혼 전에는 나도 직업이 있었는데.

그때의 단단했던 나는 어디간 걸까. 어느새 무르고 약해진 빈껍데기만 남았다.

"그럼, 우리 신랑 고생 많지!"라고 쿨하게 장단 맞추며 넓은 아량을 베풀 수는 없었을까.

 

그래도 한 번쯤 주부의 노력도 좀 알아줬으면 싶다.

나도 집에서 마냥 놀고 있는 건 아닌데.

남편이 수고롭게 벌어오는 돈,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온갖 방법 동원해 아끼고 모으기 급급한데.

나한테 쓰는 걸 맨 나중으로 미뤄가며 가족 먼저 챙기는데.

 

억울한 마음이 든다. 스스로에게 떳떳하면 된 것 아닌가 싶다가도

외부 자극에 허무할 정도로 쉽게 무너지는 나를 보면 한숨이 난다.

여성이 성별로 차별받지 않고 사회활동에서의 제약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기뻐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때때로 워킹맘과 비교당하며

무능력자 취급받는 전업주부 입장은 서글플 수밖에 없다.

 

육아휴직 탄탄하게 보장된 복지 훌륭한 회사에 다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력을 이어 가기 수월할 것이다.

 

처한 상황도, 추구하는 가정의 모습도 집집마다 다르니

그에 따른 결정과 그로 인한 문화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면 좋겠다.

어느 한쪽이 더 낫다고 단정 짓기엔 분명 무리가 있다.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선택 문제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니까 말이다.

 

노파심에 한마디 더 하자면 외벌이로 괜찮은지 아닌지

행여 미치게 궁금할지라도 당사자에게 묻지 말고 녹색 창에 검색해 보길 권한다.

우리는 인터넷 강국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굳이 노골적으로 물어야겠다면

그땐 당신 인성이 왜 그런지부터 내가 먼저 달려들어 좀 물어야겠다. 으르렁!

 

- 최진경 저, <주부, 퇴근하겠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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