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와 이야기

시, 혼불

썬라이즈 2024. 1. 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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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불

 

시 / 돌샘 이길옥

 

페인트 색이 일어나 또르르 말리는 함석지붕 위에

때 얼룩 범벅인 베적삼 하나

옷고름 풀어헤치고 빈 가슴이 부끄러워 엎어져 있다.

 

평생을 이골나게 드나들며 일구던

산 귀퉁이 돌밭의 자갈을 다 골라내지 못한

평산 댁의 미련과 땀에 전 삶의 흔적이다.

 

아직 이르다며 아쉬워하는 동네 할머니들

껄끄러운 손등으로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밀려드는 탄식에 잘 못 데려갔다고

잡아갈 사람은 자기들이란 말 끼워 넣으며 안타까워한다.

 

자갈밭 일구던 억척에 붙은 가난을 털지 못하고

죽을병을 숨기고 간 병신 같은 주검 앞에

평산 댁의 남편이 허탈을 깔고 앉아

못난 년, 못난 년을 피 울음으로 뇌며 가슴을 친다.

 

그날 밤

혼불 하나

가슴에 가난을 품고 아쉬운 발길 주춤거리다

페인트 껍질을 벗고 있는 양철지붕을 넘는다.

 

***

 

즐거운 토욜 보내세요.

초동문학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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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손이 닿는 곳에 있다.

멀리서 찾지 말자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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