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이었다. 만화곡엔 수상한 인물들이 들이닥쳤다. 일견해도 예사인물들이 아니란 걸 대번에 알 수가 있었다. 흑색무복을 날렵하게 차려입은 30여 명의 인물들이 초막 앞에 늘어서서 흉흉한 눈빛을 쏘아내고 있었다. 사나이들은 하나 같이 검을 들고 있었으며 살인수업을 받았는지, 몸에선 날카로운 살기와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보기만 해도 주눅이 들 흉흉한 자들이었다. 사나이들 앞엔 노소(老小)가 담담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일견 하기에도 노소는 보통 인물들이 아니었다. 노인은 오 척 단구(短軀)에 청포를 입고 있었으며 짧은 수염과 머리는 붉었다. 게다가 눈까지 뱁새눈인데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청년은 바로 천태일이었다. 초막 안, 태궁과 소연 그리고 자영이 탁자 앞에 앉아있었다. 소연은 겁에 질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