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스스한 바람이 몸을 스치고 지나갈 땐 오싹오싹 한기가 들었고 겁이 나기도 했다. 몸에선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숨소리마저 거칠어졌다. “휴- 많이 들어온 것 같은데, 먹을 물이 있기는 할까, 어쨌든 냄새는 안 나서 좋다. 후-후, 후-휴--” 앞쪽을 노려보는 원세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마치 먹이를 찾아 나선 들짐승의 눈빛이었다. 몇 번 깊게 심호흡을 해댄 원세가 다시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제법 힘이 들어간 발걸음에 철벙거리는 소리만 크게 동굴을 울려댔다. 들려오던 물방울 소리마저 철벙거리는 소리가 삼켜버렸다. 어어어-- 첨벙- 대략 50장은 들어갔을 것이다. 동굴이 이번엔 좌측으로 꺾였다. 원세가 조심스럽게 돌아서서 몇 걸음 내디딘 순간이었다. 발밑이 푹 꺼지는 바람에 원세의 몸은 그대로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