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43화 휘리링, 휘리링, 여기는 안휘성 구화산, 어둠이 짙게 깔린 구화산 죽봉이 반짝이는 별빛에 모습을 드러냈다. 죽봉 아래로 펼쳐진 대나무숲은 검은 파도가 일렁거리듯 넘실거리고 있었다. 촤라락, 촤라락, 여기저기 등불이 밝혀진 사황련, 바람에 흔들거리는 대나무의 마찰음이 음산하게 죽성을 감돌았다. 후원 깊숙한 곳, 5층 전각이 괴물처럼 솟아있었다. 전각 주위론 소름 끼칠 음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으며, 흉흉한 눈빛들이 곳곳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날씨가 쌀쌀했지만 5층 창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창문을 통해 살벌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소 격한 목소리엔 살기가 배였다. “부주가 내 명을 어겼다는 것인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원세 그놈을 잡아서 버릇을 고치겠다는 것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