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과 생각

붉은 눈의 기사

썬라이즈 2023. 6. 2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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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의 기사

 

짧은 동화 / 썬라이즈

 

밤의 마왕이 숲속에 숨어들어

마법의 자장가를 부릅니다.

 

마왕의 입에서 흘러나온 마법의 안개들이

숲의 영혼을 훔치려고 하지요.

 

정말 무서운 밤입니다.

으스스 춥고 무섭습니다.

 

스몰스몰 마법의 안개가 숲으로 스며듭니다

마왕의 자장가가 안개를 타고 숲속으로 퍼집니다.

 

큰일 났어요.

마왕이 나타났어요.

숲의 정령들이 놀라서 소리칩니다.

 

마왕의 자장가가 멀리멀리 퍼집니다.

숲과 풀들과 벌레들이 잠들어요.

짐승들도 깊은 잠에 빠져요.

붉은 눈의 토끼만 잠을 쫓으려 눈을 비빕니다.

 

붉은 눈의 토끼야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숲의 정령이 달려와 소리칩니다.

 

퍼뜩 정신 차린 토끼는

벌떡 일어나 주문을 외웁니다.

수리수리 마하 수리

수리수리 마하 수리

주문을 들은 빛의 백마가 달려옵니다.

빛의 백마를 불러 탄 토끼는

영혼의 샘물을 찾아 깊은 숲속으로 달려갔어요.

 

영혼의 샘, 옹달샘에 당도한 토끼는

나는 붉은 눈의 기사다

깨어나라 새벽이여!

우렁차게 외쳤지요.

 

어둠을 몰고 온 밤의 마왕을 몰아내자!

깨어나라 새벽이여!

나는 붉은 눈의 기사다

 

토끼의 우렁찬 외침에

찬란한 햇빛이 숲으로 몰려왔어요.

옹달샘도 하늘 높이 솟아올라 물을 뿌렸지요.

 

마왕은 나 살려라 도망을 가고

숲의 친구들이 깨어났어요.

숲의 영혼들도 깨어나 춤을 췄어요.

 

붉은 눈의 토끼 기사는

오늘도 옹달샘을 지키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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