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핑한 이야기

빨간 주머니와 노랑주머니

썬라이즈 2023. 3. 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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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힘든 일도 즐겁게 만든다.

빨간 주머니와  노랑주머니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비단 주머니 둘을 주며 말했다.

"빨간 주머니는

밤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열어 보고  

노란 주머니는

낮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열어 보렴."

딸은 어머니가 별걱정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던 결혼인데

무슨 싸움이 있으랴. 

후훗 웃고 넘겼다. 

그런데 살아 보니 차차로 불기가 들지 않는 방 윗목에 번지는 기 같은,

그런 눅눅함이 둘 사이에 번져 들기도 했다.

기어코 어느 날 밤에 부부 싸움이 일어났다.

"지겨워, 지겨워" 하면서

 건넌방으로 건너와 생각하니

어머니가 주신 주머니가 떠올랐다.

딸은 빨간 비단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쪽지가 하나 들었는데,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내 딸아,

남자가 보기 싫고 또 싫더라도 각자가 다른 방을 써선 안 되느니라.

등을 돌리고 자더라도 한 침대에서

자도록 하여라."

얼마가 지난 후 이번에는 낮에 싸움이 일어났다.

딸은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노란 비단 주머니를 열었다.

거기에는 이런 쪽지가 들어 있었다.

"사랑하는 딸아,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지 말고

시장이라도 한 바퀴 돌아보렴.

그런 후,

 찻집에 가서 모차르트 음악을 부탁해 놓고

남편을 불러내 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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