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과 생각

길손과 주막

썬라이즈 2022. 10. 7. 07:27
728x90
반응형

길손과 주막

글/썬라이즈

세월 모퉁이 불 밝힌 주막 바람만 덩그러니 쉬고 있는 평상에 남루의 길손 곤한 궁둥이 붙이고, 서릿발 날리며 뛰어나온 주모 죽은 서방 반기듯 자글자글 웃으며 굴속 같은 부엌으로 달려간다.

풍상을 말해주듯 옻칠 벗겨진 상에 이빨 빠진 뚝배기 멀건 국밥 말아 놓고 주모 나이쯤 깨어진 주병에 술 퍼 담고, 은근슬쩍 엉덩이 들이민 주모 자글자글 웃으며 탁배기에 술 치고 젓가락 쓱쓱 닦아 안주로 짠지 집어 든다.

위장이 성화인지라 국밥 거뜬히 해치우고 신맛 나는 탁주 한잔에 소태 짠지 받아먹고, 주모 풀어놓는 탁배기 사연 듣는다.

먼데 팔려가듯 시집가던 새색시 사연, 정치꾼들 원망하는 백성들 뿔난 사연, 엽전 꾸러미 흔들며 지분대던 사내들 얘기까지 줄줄이 엮어내는 쉰내 나는 입담에 달도 지붕에 걸터앉아 우수에 잠기고, 별들은 반짝반짝 웃다가 눈물 찔끔거린다.

길손 마음 아는 듯  또르르 귀뚜라미 채근 대는 이 밤에 주모는 원앙금침인양 무명 이불 손보고, 오호라, 시름에 잠긴 길손은 꿈길에서나 재를 넘겠네.

^(^,

훈계의 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지혜롭고

훈계의 말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둔하다.

^(^, 가을은 고향이 그리운 계절인가 봅니다.

반응형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728x90
반응형

'단편과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대의견을 경청하라!  (6) 2022.10.10
나 혼자만 행복할 수 없습니다.  (6) 2022.10.08
아무 것도 없는 땅  (0) 2022.10.07
울타리를 넘어라!  (0) 2022.10.06
역사를 바꾼 72시간  (0) 20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