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왕의 귀설화(여이설화)
신라 경문왕의 귀에 관한 설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경문대왕의 귀’, ‘여이설화(驢耳說話)’라고도 한다.
≪삼국유사≫ 권2 48경문대왕조(四十八景文大王條)에 ‘세 가지 좋은 일로 임금이 된 응렴(膺廉)’, ‘뱀과 함께 자는 임금’ 이야기와 함께 ‘당나귀 귀를 가진 임금’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경문왕은 임금 자리에 오른 뒤에 갑자기 그의 귀가 길어져서 나귀의 귀처럼 되었다.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으나 오직 왕의 복두장이(邏頭--:예전에 왕이나 벼슬아치가 머리에 쓰던 복두를 만들거나 고치는 일을 하던 사람)만은 알고 있었다.
그는 평생 그 사실을 감히 발설하지 못하다가 죽을 때에 이르러 도림사(道林寺)라는 절의 대밭 속으로 들어가 대나무를 향하여 ‘우리 임금님 귀는 나귀 귀처럼 생겼다.’라고 소리쳤다.
그 뒤부터는 바람이 불면 대밭으로부터 ‘우리 임금님 귀는 나귀 귀처럼 생겼다.’는 소리가 났다. 왕은 이것을 싫어하여 대를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게 하였으나 그 소리는 여전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설화성이 매우 풍부하여 널리 구전되고 있고, 또한 그 분포 지역이 국내뿐만 아니라 범세계적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거리가 되어 왔다.
아아르네-톰슨의 ‘마이더스 왕과 당나귀 귀(Midas and the Ass’s Ears)’는 기본적으로 ‘당나귀 귀를 가진 사람’, ‘이발사에 의하여 발견된 비밀스러운 육체적 특이성’, ‘주술적인 갈대가 비밀을 폭로하다’와 같은 모티프로써 이루어져 있다.
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의 것으로서, 오비드(Ovid)의 ≪변신 Metamorphoses≫에 보이며, 그 내용은 소아시아 반도의 프리지아(Phrygia)의 왕 마이더스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서도 마이더스의 귀가 당나귀 귀로 되어 있다는 점은 우리 나라의 경우와 같다. 그러나 프랑스·루마니아·러시아·그리스·아일랜드·칠레와 같은 지역에선 당나귀 귀 외에도 말이나 수산양(-山羊)의 귀로도 나타난다고 한다.
한편, 우리의 ‘복두장이’가 마이더스 왕의 이야기에서는 ‘이발사’로, ‘대나무’가 ‘갈대’로 되어 있는 점은 조금 다르다.
아시아권에서의 이 유형의 분포 지역은 우리 나라 외에도 인도·몽고·터키·투르크스탄·키르키즈 등에도 존재함이 확인되었는데, 내용상으로는 각각 상당한 차이를 보여 주고 있으나, 주인공들이 모두 당나귀 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지리적·정치적 여건으로 보아 이 설화 유형은 중국과 일본에도 존재하였을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설화를 현대화한 작품으로 1957년 ≪문학예술 文學藝術≫ 11월호에 발표한 방기환(方基煥)의 〈귀〉가 있다.
≪참고문헌≫ 新羅景文王과 希臘의 미다스王(崔南善, 怪奇 Ⅰ, 1929.5.), Korean Folk-Tales and Its Relation to Folk-Lores of the West(Paik,L.G., 朝鮮民俗, 1934.5.), 景文王說話와 카타르시스(李寬逸, 文湖 4, 1966), 韓國說話學史起稿(曺喜雄, 한실이상보박사회갑기념논문집, 1987).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심화 자료
미다스왕의 귀
이와 유사한 신화로는 미다스 왕의 귀는 당나귀 귀가 있다. 그 신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일(황금손을 갖고 나서 고생했던 일)이 있은 뒤부터 미다스 왕은 부귀를 마다하고 산이나 숲에 정을 붙였다. 그는 황금에 신물이 난 참이라 황금 대신 산속 동굴에 사는 판을 섬겼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한번 당하고도 또 한 번 당하게 되니, 어리석어도 크게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트몰로스 산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가파른 사면이 있다. 이 사면의 한쪽은 사르디스, 다른 한쪽은 휘파이파이다.
이곳에 사는 판은 요정들을 모아놓고 노래를 부르거나 갈대를 밀랍으로 이어붙인 피리를 불고는 했다. 노래를 부르고 피리를 부는 것은 좋은데, 이 판은 제 노래 솜씨와 피리 솜씨를 몹시 뽐냈다. 뽐내는 정도가 아니라 제 음악을 감히 아폴로의 음악에 견주면서 거들먹거렸다.
결국 이 판은 감히 아폴로와 음악을 겨룰 생각을 했다. 심판은 토몰로스 산신이 맡기로 했다. 나이 많은 산신은 산 사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조금이라도 더 잘 들을 욕심으로 귓속에서 자란 나무라는 나무는, 머리카락 대신인 참나무만 남겨놓고 다 뽑아내었다. 그의 관자놀이에는 도토리가 잔뜩 매달려 대롱거렸다.
「심판 볼 준비는 다 되었소.」
산신이 판과 아폴로 신에게 말했다.
판은 피리를 꺼내어 한 곡조 멋들어지게 불었다. 판의 가락은 마침 그 자리에 와 있던 미다스의 귀에 그렇게 아름답게 들릴 수가 없었다. 판의 피리 소리를 다 들은 트몰로스 산신은 고개를 돌려 아폴로 신을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트몰로스 산의 나무라는 나무는 모두 아폴로 신을 바라보았다. 아폴로 신은 파르나소스의 월계수로 금발을 질끈 동여맨 채, 보라색 옷자락을 끌며 나왔다. 그는 왼손에 힌두스 상아 무늬가 박힌 수금, 오른손에는 수금채를 들고 있었다. 아폴로 신이 악신답게 한 곡을 연주하자 트몰로스 산신은 그 가락에 취해 눈을 지긋이 감고 있다가 판의 피리 소리보다는 아폴로 신의 수금 소리가 낫다고 판정했다.
그 자리에 나와 있던 청중들도 모두 이 점잖은 산신의 판정에 동의했다. 그러나 미다스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심판의 판정에 항변했다. 델로스의 신은, 이같이 어리석은 자의 귀가 여느 인간의 귀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공정하지 못하다고 여겼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신은 이 미다스의 귀를 잡아늘이고는 그 안에 털이 소복이 자라게 한 다음, 미다스의 머리에 달린 채로 이쪽저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게 만들었다. 귀만 빼면 미다스의 다른 곳은 멀쩡했다. 단지 귀 모양만 바꾼 것이었다.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와 비슷했다.
귀가 이 모양이 되자 미다스 왕은 이를 감추려고 전전긍긍하다가 보라색 모자를 썼다. 그러나 그는 머리를 손질하는 이발사에게까지 그 귀를 감출 수는 없었다. 이발사는 미다스의 귀가 그 꼴이 되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지만 감히 왕의 비밀을 발설할 수가 없어서 속을 끓였다.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들판으로 나가 땅에다 구덩이를 파고는 거기에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말을 하고는 흙으로 다시 구덩이를 메웠다.
그제야 그는 집으로 돌아와 편히 잠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갈대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즉 남풍에 흔들릴 때마다, 제가 자란 땅에 묻혔던, 임금님 귀에 대한 주인의 비밀을 누설한 것이다.
미다스(Midas)
고대 전설에 나오는 어리석고 욕심많은 왕.
미다스 이야기는 디오니소스 전설 중의 하나로서 아테네인들의 사티로스 연극 속에 나오는 유쾌한 광대극에서 처음으로 표현되었다. 이 이야기는 오비디우스의 〈변형담 Metamorphoses〉 같은 후기 고전기의 이형들을 통해 현대 독자들에게 친숙해졌다. 신화에 따르면 미다스는 디오니소스 신의 친구이자 숲의 신인 실레노스를 사로잡았으나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어 디오니소스가 그 보답으로 그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의 소원은 그가 만지는 모든 것을 금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음식마저 금으로 변하여 거의 굶어죽게 된 그는 자기 잘못을 깨닫는다. 디오니소스는 그에게 팍톨루스 강(지금의 터키 사르디스 근처)에서 목욕하게 해서 벗어나도록 했으며 그후 그 강에는 사금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로는 미다스가 아폴론과 숲의 신 마르시아스의 음악 경연의 심판을 보다가 마르시아스의 승리를 선언하자 화가 난 아폴론이 그의 귀를 당나귀 귀로 만들었다고 한다. 귀를 터번으로 감추고 지내던 미다스는 이발사에게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 아무에게도 절대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이발사는 참지 못하고 땅바닥의 구덩이에 비밀을 털어놓고 구덩이를 메웠다. 그후 그곳에서 자라난 갈대가 바람이 불어 흔들릴 때마다 "미다스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이 갈대밭에서 들려왔다고 한다.(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미다스
헤로도투스에 따르면 BC 700년경 델포이 신전에 제물을 바쳤으며, 또 아이오리스의 왕 큐메의 딸과 결혼하였다고도 한다. 미다스 왕의 이름은 산가리우스 지방에 있는 바위기념비에 새겨져 있으며, 또 아시리아에서는 ‘미타’로 기록되어 있으나 인명보다는 왕조의 이름으로 추측되는데, 최후의 미다스 왕은 외적의 침입을 받고 BC 700년 직후에 자살하였다고 한다.
그에 관한 주된 전설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디오니소스를 길러 주었다는 실레노스가 길을 잃었을 때 그를 후대하였다고 하여 주신(酒神) 디오니소스가 무슨 소망이든 한 가지만 말하면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자기의 손이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 달라고 청하였다. 그러자 그 소망이 이루어져 마침내 먹는 음식까지도 황금으로 변하는 바람에 난처해진 미다스는 신에게 자기의 소청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 신의 명령에 따라 파크톨로스강에서 목욕을 하고 원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 일이 있은 뒤부터 파크톨로스강에서는 사금(砂金)이 나오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② 아폴론과 판 또는 마르시아스가 음악 솜씨를 겨룰 때 심판을 보던 미다스는 아폴론의 패배를 선언했다. 이에 아폴론의 노여움을 사, 그 벌로 미다스의 귀가 당나귀 귀로 변하였다. 미다스는 이 사실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두건(頭巾)으로 귀를 싸매고 다녔으나, 이발사만은 이 귀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발사는 죽을 힘을 다해서 침묵을 지키려고 애썼으나, 마침내 견디지 못하여 땅에 구멍을 파고 거기에 대고 비밀을 말한 다음 흙으로 구멍을 메웠다. 그런데 그 구멍에서 갈대가 자라났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가 흔들리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를 내는 바람에 모든 사람이 미다스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출처 : 엔사이버동아대백과사전)
미다스(Midas)
그리스신화 프리기아의 왕. 미다스가 주신(酒神) 디오니소스를 길러준 숲의 신 실레노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어 디오니소스가 그 보답으로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 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먹는 음식까지도 황금으로 변하는 바람에 난처해진 미다스는 신에게 자신의 소원을 철회해 달라고 간청하여 본래 모습을 찾았다. 또 다른 전설은 어느날 아폴론과 마르시아스의 음악경연 심판을 보던 미다스가 마르시아스의 승리를 선언하자 아폴론은 그의 귀를 당나귀 귀로 만들어버렸다. 그는 귀를 모자로 감추고 지냈으나 이발사에게 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던 이발사는 참다 못해 들판에 구멍을 파고 비밀을 말한 다음 구멍을 메웠다. 그 뒤 그곳에서 자란 갈대가 바람에 흔들릴 때면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출처 : 파스칼세계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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