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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은 산방에서 오은 산방에서 시 / 이정표 애초에 떠나오지 말았어야 했었다 오십여 개 성상星霜, 변방邊方을 떠돌아오듯이 장산촌 고샅길 안을 누비고 작대기말을 갈아탔어야 했었다 하루 한 번씩 산 그림자가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듯이 텃밭 언덕 해거름 녘, 이미 지고 말았을 망초꽃을 피우려는가 먼 하늘가에 떠가는 구름을 바래고 서서 강남으로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의 제비처럼 안도(安堵)의 숨을 고를 때까지는 적막한 오은 산방山房 채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남은 생애 여장旅裝을 풀어놓아야겠다 ***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엄마가 너무 늦게 왔지 엄마가 너무 늦게 왔지 / 따뜻한 하루 중국에서 한 할머니가 유치원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칼바람이 심하게 부는 추운 겨울이었지만 할머니는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치원 교사들은 손자를 마중 나온 할머니인가 싶어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님이나 조부모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계속 누군가를 기다리는 할머니가 이상해서 한 교사가 할머니에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손주 기다리세요? 혹시, 아이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손주 말고, 우리 딸 기다리고 있어. 우리 딸 이름은 OOO이야." 교사는 팔순은 족히 넘겼을 것 같은 할머니가 유치원에 와서 딸을 찾는 것을 보고는 치매 환자라는 것을 직감 했습니다. 다행히 할머니를 ..
단야의 유정만리 2권 9화 해가 동창을 밝혔다. 만복철은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무슨 일인지 집안 곳곳을 쓸고 닦았다. 마당과 길도 깨끗이 쓸었다. 그렇게 부지런을 떨었어도 대청소는 아침나절에야 끝났다. 어젯밤 그토록 많은 생각을 하더니 결국엔 만화곡엘 가볼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소연을 데려올 생각에 집안청소를 한 것이었다. 만복철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가벼운 옷차림이라고 해봤자 얼룩진 무명바지저고리에 토끼 가죽으로 만든 덧옷을 입은 것이 다였다. 게다가 집안 단속도 할 필요가 없으니 날마다 그랬던 것처럼 대문 앞에 통나무 하나를 들어다 놓는 것이 전부였다. 집이 비었다는 만복철만의 표식이었다. 만복철은 지팡이 하나만 짚고 집을 나섰다. 부지런히 걸어가는 만복철이 아무래도 쓸쓸해 보였다. 이를 안쓰럽게 ..
시 / 길 길 시 / 박 영 춘 훤한 길이라 할지라도 장애물은 있기 마련이다 지금 가는 이 길이 맞는지 늘 가늠해봄이 좋다 아는 척 가는 길이 다르거나 틀릴 수도 있으니 반드시 징검다리를 두드려보거나 짚어봄이 좋다 속이지 말고 나서지 말고 함께 가면 험한 길도 순탄해지리라 잘 난 척 설치지 마라 길이 아니면 돌아서 갈 줄 아는 호박넝쿨의 지혜를 닮아라 너는 너의 길이 있고 나는 나의 길이 있다지만 아무튼 남의 길을 파헤치지 마라 혀 차는 소리 듣지 않게 말 같지 않은 말 한다는 소리 듣지 않게 곧은길을 잡아 흔들어 출렁거리게 하지 마라 구름이 하늘 길을 가듯 자취 없이 길을 가라 꽃을 꺾거나 불을 지르거나 웅덩이를 파지 마라 길은 허공에도 있다, 착하면 착한 길이 열리리라 *** 벌써 갈바람에 낙엽이 지네요 낙엽 ..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 따뜻한 하루 저희 어머니는 옷이 찢어져 있는 것은 버리지 못하시고 반드시 꿰매서 다시 입으십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는 바늘귀에 실을 잘 꿸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기 전에는 침침해지는 눈이 노안이라고 생각하시고 상당히 침울해하셨습니다. 이제 60세를 조금 넘겼는데 손자는커녕 아직 자식이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할머니가 되었다는 생각에 우울증을 겪으셨나 봅니다.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다시 바늘귀에 실을 꿰려 고군분투하시다가 결국 포기하신 어머니는 약간 토라진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한 달 후면 내가 깨끗하게 꿰매 놓을 테니까. 내가 늙어서 이런 게 아니라 병 때문이니깐. 병은 고치면 그만이라고!" '나는..
단야의 유정만리 2권 8화 3장, 대장부의 눈물 하늘엔 아름다운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닌다. 마치 목화솜을 풀어 하늘에 띄워 놓은 것 같았다. 뭉게구름 사이로 중천에 떠오른 태양이 간간이 얼굴을 내비쳤다. 그럴 때마다 따사로운 햇살이 천지봉 일대로 쏟아져 내렸다. 그 햇살을 타고 상큼한 냄새가 춤추듯 사방으로 흩날렸다. 햇살을 품은 봄바람이 휘날린 탓이다. 평화롭고 아름답던 만화곡, 국화꽃 향기가 가득했던 만화곡이 귀곡성이 들릴 것 같은 흉물스러운 곳으로 변해있었다. 곳곳엔 몸을 숨긴 흉흉한 자들의 날카롭고 음산한 눈빛들이 사위를 할퀸다. 초막이 불길에 스러지고 남은 것은 어질러진 잔재뿐이다. 그 앞에 언제 나타났는지 살기를 뿜어내는 일단의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일견 하기에도 사나이들은 보통 사나이들이 아니었다. 바로 천태일과..
사막의 진주 사막의 진주 / 따뜻한 하루 어느 날, 사막을 걷던 한 남자가 길을 잃었습니다. 그는 여러 날 동안 물을 마시지 못했는데 운이 좋게도 작은 우물을 발견했습니다. 물을 허겁지겁 마시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다 사람들이 머물렀던 흔적을 힘들게 찾았습니다. 혹시나 음식 부스러기가 떨어졌는지 살폈는데 돌 틈새에서 주머니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혹시나 먹을 것인가 싶어서 재빨리 주머니를 열어보았는데 그 안에는 진주 몇 알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겨우 진주알이잖아? 나는 지금 배가 고프다고!" 값비싼 진주였지만, 지금 그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것이었습니다. 현 상황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에게는 그 과욕을 내려놓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 내가 머무는 이곳, 내가 지금 하는 일, 내가 지금 ..
서울대학교 미술관, 전시연계 강연 서울대학교 미술관, 전시연계 강연 ^(^,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참가하세요.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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