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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102

검투사의 아들 2권 39화

검투사의 아들/2권 39화 결투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나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 아래 펼쳐진 귀곡부는 다른 때보다도 조용했다. 그런데 유독 부주의 빠오 주위는 살벌함이 감돌고 있었다. 그때 살기가 배인 일갈이 밖까지 들렸다. “네놈들이 죽으려고 환장을 한 것이냐? 무조건 놈을 죽이고 검을 회수해 와야 할 것이다.” 빠오 안, 의자에 앉은 부주를 비롯해 쌍살녀와 대두, 전갈, 그리고 20여 명의 암행 무사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나열해 있었다. 그런데 총령은 보이지 않았다. “부주님! 어찌 명을 거역하겠습니까. 단지 검만 회수하는 선에서 놈을 살려 보내심이...” “그렇습니다. 부주께서도 놈을 어여삐 보셨잖습니까? 그러니 교두 말대로 검만 회수하십시오.” 대두가 난감한 표정으로 나서자 전갈이 거들고 나섰다..

검투사의 아들 2023.05.23

검투사의 아들 2권 38화

2권 38화 우우-- 잠시 장내가 술렁거렸다.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관전자들의 환호였다. ‘아니, 놈의 자세가 만만치가 않은데, 허술해 보이지만 빈틈도 없고, 제법이다. 오늘 네놈이 결투에 나선 것은 날 우습게 본 것도 될 터, 네놈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똑똑히 가르쳐 주겠다.’ 교두는 원세의 자세를 훑어보며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단단히 별렀다. ‘으, 태산처럼 커 보인다. 내가 감히 교두와 결투를,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 갈 길이 따로 있으니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교두님, 악의가 있어서 나선 것은 아니니, 이해를 해 주십시오. 그래 무조건 이겨야 해!’ 원세는 태산처럼 버티고 선 교두를 보자 일시 위축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결투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검투사의 아들 2023.05.07

검투사의 아들 2권 37화

2권 37화 붉은 깃발이 원형으로 낮게 꽂혀있는 수련장, 말이 수련장이지 부주의 흥을 돋우기 위해 한 번씩 치러지는 일종의 결투장이었다. 결투장 한쪽으론 부주와 총령이 의자에 앉아 무슨 얘긴지 수군거리고 있었고, 원세와 교두는 그 앞에 서서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했는지 두 사람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폭 3장의 결투장, 그 둘레엔 150여 명이 넘는 무사들이 겹겹이 둘러서서 흥미롭다는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주 좌우에 서 있는 쌍살녀와 전갈, 교관들은 해괴한 결투도 다 있다는 듯 달갑지 않은 표정들이었었다. “오 교관! 수련생들은 어찌 된 건가?” “교두님이 애송이와 결투를 벌이는데 수련생들을 부를 수는 없지요. 지금 한창 모래밭을 기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번에 들어온 놈들은 독종들..

검투사의 아들 2023.05.01

검투사의 아들 2권 36화

2권 36화 해가 중천에 떠오른 시각이었다. 암동 앞엔 부주를 위시해 총령 갈양지, 그리고 교두와 언제 돌아왔는지 전갈이 나란히 서 있었다. 부주 옆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두 여인이 암동 입구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 뒤로는 일단의 무사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크릉 크르릉, 크르릉... 부주의 가벼운 손놀림에 암동이 열렸다. 그 순간, 눈살을 찌푸린 사나이가 입구에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눈이 부셨음이었다. 사나이의 손엔 검이 들려 있었고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누가 보더라도 암동에 들어갈 때의 소년 원세가 아니었다. 햇볕을 못 받아서 그런지 약간 창백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키도 더 커졌고 당당한 대장부로 보였다. 부주를 위시한 사람들은 일시 멍하게 원세를 쳐다봤다. 부주..

검투사의 아들 2023.04.13

검투사의 아들 2권 35화

2권 5장, 귀곡부를 떠나며 어느덧 변방엔 겨울이 찾아들었다. 휘이잉—휘이잉-- 둔황에서도 70여 리 떨어진 죽음의 산이라는 귀명산이 모래바람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세찬 모래바람이 귀명산을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죽은 자들의 억울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원세는 부주인 염라천의 제자 되기를 포기한 대가로 6개월간 받아야 할 고도의 살수 수련을 7일 만에 마쳐야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극한의 훈련인 지옥훈련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원세가 맘에 든 부주는 자신이 평생 만들었다는 염라환까지 먹여가며 제자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원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때에 부주는 억지의 마지막 제의를 했다. 원세는 어쩔 수 없이 그 제의에 응했다. 앞으로 삼 일이면 암동에 갇힌 지 한 달이다. 삼 일 후면..

검투사의 아들 2023.04.05

검투사의 아들 2권 34화

2권 34화 한편, 작은 성을 방불케 하는 무림맹이 눈앞에 펼쳐졌다. 삼엄한 경계에 돌입한 듯 곳곳엔 눈을 번뜩이는 무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몇 달 전만 해도 기강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던 무림맹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힘이 넘치고 있는 것을 보면 사황련의 만행이 결속을 다지는데 한몫을 한 모양이었다. 여기는 맹주전, 백색 일색으로 치장된 커다란 내전엔 이십여 명의 인물들이 태사의를 마주해 앉아있었다. 태사의엔 맹주인 청산진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태사의 우측 아래엔 백리청이 한 장의 서신을 들고 서 있었다. “맹주님! 개방 방주로부터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내용을 낭독하겠습니다.” “낭독하시오.” “예 맹주!” 백리청은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이곤 내용을 낭독했다. 낭독 내용은 이러했다. 급전..

검투사의 아들 2023.03.31

검투사의 아들 2권 33화

눈부신 아침 햇살이 장원으로 달려왔다. 가을비라도 올 것처럼 잔뜩 흐렸던 하늘이 밤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낱낱이 밝히려는 듯 하늘은 청명하기만 했다. 백리세가의 참혹한 광경은 경악 그 자체였다. 어찌 인간으로서 이토록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를 수가 있는지 치가 떨릴 뿐이었다. 화마에 폭삭 주저앉은 전각엔 아직도 화마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주위엔 처참한 시신들이 즐비했고, 전각 안에 갇혔던 사람들은 화형을 당하듯 불에 타 한 줌의 재로 사라졌다.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씨에서는 고약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피비린내와 불에 탄 시신들로 인해 누린내가 장원에서 10리 밖까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만으로도 장원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 되었다. 그때였다. 일단의 인물들이 장원을 향해 달려오고 있..

검투사의 아들 2023.03.18

검투사의 아들 2권 32화

창졸간이라 장내는 잠시 적막이 감돌았다. 그때 검을 떨어트린 사나이가 목을 부여잡은 채 짚단처럼 거꾸러졌다. 역시 일검절명이란 이름답게 혁 노인은 검을 거둬들이며 놀란 듯 쳐다보는 사나이들을 직시했다. “쳐 죽일 놈들 모조리 죽일 것이다.” 혁 노인이 눈을 부라리며 두 사나이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냐!” 휘익- 휙- 그때 싸늘한 일갈과 동시에 적노가 사나이들 앞으로 날아내렸다. 적노는 앞을 가로막는 호위무사 사마일을 단 세수에 죽이고 달려온 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한 사나이가 비틀거리며 수련에게 다가왔다. 그 뒤를 십여 명의 무사들이 쫓아왔다. “장 사범! 어찌 된 일인가?” “어르신! 모두 죽었습니다. 이일을 어떻게 합니까?” “무엇이라! 아가씨 아무래도 피신을...” 집사는 정신이 아뜩했다. ..

검투사의 아들 2023.03.09

검투사의 아들 2권 31화

어둠이 깔릴 때부터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듯 하늘은 잔뜩 흐렸다. 가을비라도 내린다면 머지않아 추위가 닥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장원은 평상시처럼 고요했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비가 오려나,” 언제 갈아입었는지 날렵한 무복 차림의 백리수련이 대청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가을비라도 올 것처럼 흐린 하늘을 쳐다보는 수련의 얼굴이 흔들거리는 등불에 드러났다. 몸에 잘 맞는 흰색무복에 검을 든 모습 때문이었을까, 장옷을 입었을 때는 성숙한 아름다움이 눈길을 끌었다면 이번엔 야생미가 풍기는 아름다움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별 하나 보이지 않는 하늘을 쳐다보는 수련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 어렸다. 지금 수련은 세가를 책임진 가주다. 현재 세가의 식솔들은 60여 명,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검을..

검투사의 아들 2023.02.23

검투사의 아들 2권 30화

2권 30화 백리수련(百里睡蓮), 여인의 이름이다. 나이는 꽃다운 나이인 방년 18세였고 백리청의 유일한 핏줄인 손녀다. 수련의 아버지인 백리운하는 10년 전 부인과 함께 강호에 나갔다가 의문의 살해를 당했다. 그때부터 수련은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고, 할아버지를 대신해 세가를 책임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꾸물꾸물 몰려올 무렵, 대청에선 백리수련을 위시해 세가의 가신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 자리엔 호위무사인 사마일과 세가의 식객으로 와있던 일검절명(一劒絶命)이라 불리는 혁우혁이란 60대 노인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대략 한 식경이 지나자 젊은 무사들이 대청에서 몰려나왔다. 인원은 12명이었다.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후반의 젊은 무사들이었고, 수장으로 보이는 자만이 40대 후반으로 보였다. ..

검투사의 아들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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