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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24
3장, 여랑아, 울지 마! 별당 뜰, 여랑이 슬픈 표정으로 서성거리고 있었다. 여랑의 슬픔처럼 하늘도 잔뜩 흐렸다. “아가씨! 날씨가 흐리니 마음이 울적하시죠.” 유모가 걸어오며 말을 걸었다. “유모, 원세가 동굴에 간 지 며칠 됐지?” “오늘이 축일(丑日)이니 열흘 되었습니다.” 유모가 손가락을 꼽아보며 대답했다. “.......” 여랑은 원세가 산으로 올라간 날부터 날마다 밤잠을 설쳤다. 그랬던 여랑이 날짜를 모를 리가 없었다. 여랑은 하루하루가 몇 날씩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졌고,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죽을 것만 같은 나날이었다. 원세의 어머니가 다녀간 이후론 자신이 미웠고 심적 고통도 더 심해졌다. “유모, 벌써 열흘, 우리 원세 어떻게 됐을까, 아무 탈 없겠지, 무사하겠지, 아무래도 안 되겠어,..
악마와 거래했다. 26
‘그래 범선에겐 충격이었겠지, 세상을 다 잃어버린 것 같은 심정이었을 거야, 그랬을 거야, 아마 아버지에 대한 원망, 아니 반항심이 생겼을 테지, 우상이던 아버지가 지켜만 봐도 힘이 났을 테니까, 그래 바로 그거 반항심, 범선이는 지금 자신을 학대하듯 반항을 하는 거야,’ 대박은 하루라도 빨리 범선의 마음을 잡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인생을 망치니까, “종인아, 얘기 다 끝났으면 이만 가자,” 주위를 어슬렁거리던 범선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남이 자신의 얘기를 한다는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임 범선, 소원은 들어주고 가야지, 앉아라.” 대박은 조금은 심각한 얼굴로 옆 의자를 가리켰다. “소원은 무슨, 그럼 빨리 말해요.” 범선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 범선이..